10배 말고 1인분 — AI 시대에 혼자 일하는 사람의 진짜 전략

“10배 생산성”이라는 말이 저는 불편했습니다

AI 관련 영상을 보면 다들 10배를 외칩니다. 하루에 열 사람 몫을 한다, 한 달에 회사를 세 개 만든다. 듣고 있으면 잠깐 설레다가, 노트북을 닫고 나면 제 현실은 그대로입니다. 통장도 그대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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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원래 공인중개사였습니다. 코드는 못 짰습니다. 엑셀 함수도 남한테 물어보던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이 AI를 붙잡고 1년 가까이 이것저것 만들어보면서 내린 결론은, 조금 김빠지는 얘기일 수 있습니다. 혼자 일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건 10배가 아니라 일단 1인분입니다. 한 사람 몫을 온전히, 빠지는 것 없이 해내는 것. 그게 먼저입니다. 그다음은 그다음에 생각해도 늦지 않습니다.

10배를 좇으면 마이너스가 납니다

AI는 방향이 틀려도 아주 빠르게 만들어줍니다. 이게 진짜 함정입니다.

제가 만들다 엎은 것도 많습니다. 한번은 어떤 도구를 만들면서, 있으면 좋을 것 같은 기능을 밤새 계속 붙였습니다. 알림도 넣고, 통계 화면도 넣고, 설정도 잔뜩 넣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에 보니 정작 제가 원래 풀려던 문제는 그대로였고, 붙인 기능은 하나도 안 쓰고 있었습니다. 결국 통째로 지웠습니다. 문제를 제대로 정의하지 않은 채 “일단 만들어줘”라고 시켰기 때문입니다. AI는 시키는 대로 빠르게 만들었고, 저는 빠르게 잘못된 걸 갖게 됐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말을 자주 합니다. AI를 잘못 쓰면 10배가 아니라 마이너스 10배도 납니다. 손이 빨라지는 게 아니라 헛짓이 빨라지는 겁니다. 방향이 틀린 채로 속도만 붙으면, 더 멀리 잘못 갈 뿐입니다.

1x는 ‘온전한 나’에 AI를 더하는 것

제가 채널 이름 앞에 붙이는 숫자가 1x입니다. 10x가 아니라 1x. 뜻은 단순합니다. AI를 곱하기 전에, 나 자신(I)이 온전해야 한다는 겁니다.

내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손님이 진짜 원하는 게 뭔지, 돈이 어디서 새는지. 이걸 내가 먼저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그 위에 AI를 얹어야 힘이 실립니다. 이해가 없는 상태에서 도구만 화려하게 쓰면, 남이 만든 템플릿을 흉내 내다 끝납니다. 남들 다 하는 걸 조금 더 빠르게 하는 것뿐이죠.

순서가 중요합니다. 본질을 먼저 붙잡고, 도구는 그다음입니다. 저는 이걸 “AI = All I”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결국 나에게 모든 걸 더하는 것이지, 나를 대체하는 게 아니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저는 AI를 배우기 전에 항상 제 일을 먼저 들여다봅니다.

하루가 어떻게 바뀌는지가 전부입니다

거창한 이론보다, 하루가 실제로 어떻게 달라지는지가 저는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혼자 매장을 하는 분의 하루를 떠올려보겠습니다. 아침엔 예약 확인, 낮엔 손님 응대, 저녁엔 마감. 그사이에 문의 전화를 놓치고, 밤에 온 카톡 문의는 다음 날 낮에야 답합니다. 그 몇 시간 사이에 손님은 옆 가게로 갑니다. SNS에 홍보 글 하나 올릴 시간도 없습니다. 이게 대부분의 1인 사업자 현실입니다.

여기서 필요한 건 “열 사람이 되는 법”이 아닙니다. 밤에 온 문의에 자동으로 1차 답변이 나가고, 반복되는 안내는 사람 손을 안 거치고, 홍보물 한 편이 반나절이 아니라 몇 분에 나오는 것. 그래서 내가 사진 찍고 손님 대하는, 나만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는 것. 딱 1인분이 제대로 돌아가는 상태. 저는 이게 이미 충분히 큰 변화라고 봅니다.

제가 만든 것들도 다 여기서 출발했습니다. 열 배 성장이 목표였으면 시작도 못 했을 겁니다. “밤에 온 문의 하나 놓치지 말자”, “이 서류 옮겨적기 좀 줄이자” 같은 아주 작은 1인분짜리 문제부터 풀었더니, 그게 하나씩 쌓여 지금이 됐습니다. 큰 목표는 사람을 얼어붙게 하지만, 작은 문제는 오늘 당장 손댈 수 있습니다.

이 블로그는 자랑이 아니라 기록입니다

앞으로 여기에 제가 AI로 만든 것들을 하나씩 풀어놓을 생각입니다. 분양 상담 챗봇, 랜딩페이지를 찍어내는 시스템, 공고문을 읽어 가격표로 바꾸는 문서 처리, 사진 몇 장으로 홍보 영상을 뽑는 파이프라인 같은 것들입니다.

미리 말씀드릴 게 있습니다. 저는 성공한 것만 보여주지 않겠습니다. 밤새 코드를 다 짜놓고 배포를 못 한 날, 빌드가 깨져서 화면이 전부 먹통이 된 날, 카톡 미리보기가 안 떠서 반나절을 날린 날. 그런 것도 같이 적겠습니다. 그게 사실이고, 따라 하시는 분들에게는 성공담보다 그게 더 도움이 되니까요. 어디서 막히는지를 미리 알면 덜 헤맵니다.

저는 대단한 개발자가 아닙니다. 그냥 혼자 일하다가 답답해서 AI를 붙잡은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도 여기까지 왔습니다. 그래서 슬로건을 이렇게 정했습니다. AI 활용으로, 일단 1인분만 하기. 10배는 그다음에 저절로 따라오면 좋고, 안 와도 1인분이 제대로 돌아가면 그걸로 충분합니다. 혼자 일하는 사람이 1인분을 온전히 해내기 시작하면, 그때부터는 자는 시간에도 시스템이 대신 일합니다. 저는 그 지점을 이 채널에서 계속 보여드리려고 합니다. 대단한 기술이 아니라, 오늘 당장 손댈 수 있는 작은 것부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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