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도 아니었던 내가 1년간 AI로 만든 것들

폴더를 세어보니 수십 개가 쌓여 있었습니다

어느 날 작업 폴더를 정리하다가, 제가 만든 프로젝트가 수십 개 쌓여 있는 걸 보고 저도 좀 놀랐습니다. 저는 개발자가 아니었습니다. 부동산 중개를 하다가, 반복되는 업무가 답답해서 AI를 붙잡기 시작한 게 전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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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든 이유는 하나같이 단순합니다. 남이 만든 프로그램은 내 상황에 딱 안 맞고, 외주는 비쌌습니다. 그래서 “그럼 내가 AI 시켜서 만들어보자” 한 게 하나둘 쌓인 겁니다. 오늘은 자랑이 아니라 지도를 그리려고 합니다. 제가 뭘 만들었는지 큰 그림을 한 장으로 보여드리고, 앞으로 한 편씩 뜯어서 설명하겠습니다. 먼저 정직하게 구분부터 하겠습니다. 대부분은 제가 직접 만든 것이고, 두어 개는 남이 잘 만든 걸 ‘가져다 붙인 것’입니다. 이 둘을 섞어서 다 내가 만든 척하면 안 되니까요.

손님 응대를 대신하는 것 — 챗봇

가장 먼저 소개하고 싶은 건 분양 상담 챗봇입니다. 분양 정보를 자연어로 물어보면 답하는 챗봇인데, 공고문·분양가·옵션·청약 FAQ를 자료 창고에 넣어두고 근거를 찾아 답하게 만들었습니다.

실제 데이터가 꽤 들어갔습니다. 9개 현장의 분양가 수천 건, 옵션, 일정, 청약 FAQ를 정리해서 넣었습니다. “탕정자이 분양가?”라고 물으면 단지명을 알아서 인식해 표로 답합니다. 하룻밤에 코드를 완성하고 로컬에서 실제 답변까지 확인했습니다. 다만 클라우드 배포는 그날 밤에 못 끝냈습니다. 왜 못 했는지는 별도 글에서 정직하게 풀겠습니다.

웹사이트와 랜딩페이지를 찍어내는 것

혼자 일하면 홈페이지 만들 시간이 늘 부족합니다. 그래서 이쪽에 프로젝트가 제일 많습니다.

  • 분양 현장마다 랜딩페이지를 반나절에 만드는 시스템(검증된 뼈대를 재사용하고 색·데이터만 교체)
  • 사진관·식당 같은 일반 매장용 홈페이지 제작 공간
  • 광고로 모은 트래픽에서 연락처를 남기게 하는 리드 수집 랜딩

특히 망가진 사진관 홈페이지를 되살린 작업이 기억에 남습니다. 직원이 만들다 퇴사해서 이미지가 다 깨져 있었는데, 먼저 통째로 백업부터 하고, 구조는 살리고 디자인만 새로 입혔습니다. 본점·가족사진·가맹 모집·반려동물 스튜디오를 각각 다른 톤으로 나눠 만들었습니다.

눈으로 읽던 걸 AI에게 넘긴 것 — 문서와 데이터

부동산 일을 하면 서류를 정말 많이 봅니다. 이걸 AI에게 넘기는 게 체감이 제일 컸습니다.

40쪽짜리 입주자모집공고 PDF와 동호수배치도 이미지를 AI 비전에 읽혀서, 세대별 분양가 표로 자동 정리하는 파이프라인을 만들었습니다. 주소만 넣으면 건축물대장·실거래가·분양정보가 구글시트로 들어오는 공공데이터 자동화도 있습니다. 정부24와 세움터를 일일이 드나들던 일이 거의 사라졌습니다. 매일 경제 뉴스를 자동으로 수집해 쌓는 것도 붙여뒀습니다.

반복 제작을 없앤 것 — 영상과 마케팅 자산

영상은 손으로 편집하면 매번 처음부터입니다. 그래서 코드로 찍어내는 쪽으로 갔습니다.

사진 몇 장을 넣으면 대본·자막·음성이 붙은 세로 영상이 나오는 파이프라인, 변수만 바꾸면 같은 포맷의 영상이 나오는 클립들, 채널 톤이 자동으로 입혀지는 마케팅 자산 라이브러리 같은 것들입니다. 헬스장 기구에 QR을 붙여 사용법 영상을 띄우는 아이디어도 작게 검증해봤습니다. 크게 벌이기 전에 화살표와 텍스트만으로 먼저 반응을 보는 식으로요.

매장을 운영하는 것 — 실제로 납품한 시스템

산후케어 업체에 관리 시스템을 하나 만들어 납품했습니다. 본사·지점·관리사 권한을 나누고, 방문 후 사진과 사인으로 증빙을 남기고, 회차가 자동으로 차감되는 내부 웹앱입니다.

이걸 업종 중립 템플릿으로 바꿔둔 게 핵심입니다. 한 번 제대로 만든 걸 업종만 갈아끼우면, 사진관·청소업체 같은 방문형 매장에 빠르게 재사용할 수 있습니다. 지금 제가 실제로 파고드는 무대가 사진관이라, 이 템플릿을 사진관 버전으로 다듬는 게 요즘 일입니다.

이렇게 나열하고 보니 공통점이 하나 보입니다. 전부 제가 실제로 겪은 불편에서 출발했다는 겁니다. 남이 좋다는 걸 따라 만든 게 아니라, 제 손이 아팠던 지점을 하나씩 자동화한 것뿐입니다. 그래서 완성도는 제각각이지만 전부 실제로 씁니다. 안 쓰는 걸 만드는 건 시간 낭비니까요.

가져다 붙인 것 — 이것도 실력이라고 봅니다

전부 직접 만든 건 아닙니다. 국토부 실거래가를 대화로 조회하게 해주는 건 오픈소스 도구를 가져다 연결한 것이고, AI 스킬을 설치하기 전에 보안 검사를 돌리는 건 큰 회사가 만든 도구를 깔아 쓰는 겁니다. 좋은 걸 알아보고 내 작업에 붙이는 것도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다 직접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이게 대략의 지도입니다. 여기서 1인 사업자분께 드리고 싶은 말은 하나입니다. 대단한 걸 한 번에 만들려 하지 말고, 내 업무에서 제일 답답한 것 하나부터 AI에게 맡겨보세요. 그게 쌓이면 어느새 지도가 됩니다. 다음 글부터 하나씩, 무엇이 어려웠고 무엇을 배웠는지 같이 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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